Lee × MARKAWARE × ADAM ET ROPÉ
2026년 04월 16일130년짜리 데님이 일본 장인의 손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요?
이번에 소개할 건, 솔직히 데님 좋아하는 분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힘든 콜라보예요. Lee × MARKAWARE × ADAM ET ROPÉ — 세 브랜드의 이름만 봐도 각각 어떤 결의 브랜드인지 느낌이 오시잖아요? 이게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던 첫 트리플 콜라보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130년 데님 헤리티지, Lee
먼저 Lee 얘기를 해야 해요. 1889년, 미국 캔자스주 살리나에서 헨리 데이비드 리가 설립한 브랜드예요. 처음엔 워크웨어 — 광부, 목동, 벌목꾼들이 입는 튼튼한 작업복을 만들던 회사였어요.
그러다 1926년에 13온스짜리 두꺼운 데님으로 "카우보이 팬츠"를 선보이면서 미국 데님 역사에 이름을 새겨요. 이게 바로 Lee 101이에요. 로데오 챔피언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든 진짜 카우보이 바지. 1939년에는 미국 최대 작업복 제조사로 성장할 만큼 빠르게 퍼져나갔고요.
이번 콜라보의 베이스가 된 1945년 101 카우보이 팬츠, 1948년 101-J 라이더스 재킷 — 둘 다 Lee의 역사에서도 특히 희귀한 '과도기 모델'이에요. 당시에만 잠깐 쓰인 도넛 버튼 사양이 그 증거거든요.
MARKAWARE — 소재를 '여행'하는 디자이너
MARKAWARE는 2009년 디자이너 이시카와 슌스케(石川俊介)가 만든 브랜드예요. 일본 패션씬에서는 "소재 덕후"로 통하는 분이거든요. 직접 세계 각지의 농장과 공장을 돌아다니며 오가닉 알파카, 캐시미어, 오가닉 코튼을 직접 선별해온대요. 거의 전 공정을 일본 국내에서 진행하고, 원자재부터 봉제까지 전 공정을 옷에 달린 태그에 명시하는 "트레이서빌리티 태그"를 도입한 브랜드이기도 해요.
브랜드 철학이 "미래에 남기고 싶은 옷을 만든다"예요. 트렌드보다 보편성. 올해도 입고, 10년 뒤에도 이상하지 않은 옷. 근데 이게 또 절대로 심심하지 않아요 — 소재가 워낙 좋으니까요.
도쿄 나카메구로에 "PARKING"이라는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꼭 들러봐야 할 곳으로 꼽히는 공간이에요.
ADAM ET ROPÉ — 일본 편집샵의 교과서
ADAM ET ROPÉ는 JUN 그룹이 1990년에 론칭한 편집샵이에요. "새로운 시대로 해석한 클래식 스타일"이라는 컨셉 아래, 해외 바이어가 큐레이션한 셀렉트 아이템과 자체 오리지널 제품을 함께 전개해요. 25~40대를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인데, 일본 국내에서 감도 높은 패션피플들이라면 한 번쯤은 거쳐가는 곳이에요.
이번 콜라보에서 ADAM ET ROPÉ는 이 두 브랜드를 하나로 엮는 기획자 역할을 맡았어요. Lee의 헤리티지와 MARKAWARE의 기술력을 편집샵 고객에게 가장 잘 소개할 수 있는 구성으로요.
진짜 신상 얘기 — EX 101 SP 데님 재킷 & 팬츠
자, 이제 진짜 물건 얘기를 해볼게요.
데님 재킷 (¥66,000)은 1948년 101-J 라이더스 재킷을 재해석했어요. 어깨와 몸통에 여유를 줬고, 착장 길이와 앞뒤 밑단 차이도 현대적으로 조정했어요. "워크웨어의 투박함"이 MARKAWARE 식으로 다듬어진 결과예요. 근데 이게 정말 포인트인 게 — 절대 퍼퍼하거나 오버사이즈처럼 보이지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균형이 잡혀 있어요.
데님 팬츠 (¥38,500)는 1945년산 카우보이 팬츠 과도기 모델 기반이에요. 힙 라인을 현대적으로 깔끔하게 정돈해서 착용하기 훨씬 편하게 만들었어요.
두 아이템 모두 소재가 셀비지 데님이에요. 한쪽은 인디고 실, 반대쪽은 흰 귀 — 이 특수 직조 방식이 빈티지 데님 특유의 색 빠짐과 질감을 만들어요. 워싱할수록 점점 본인 것으로 변해가는 그 느낌, 데님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딱 알잖아요.
그리고 두 아이템의 도넛 버튼이요 — "COWBOY" 로고가 새겨진 이 버튼, 1940년대 당시에도 아주 잠깐만 사용된 희귀 사양이에요. 빈티지 리서치를 꼼꼼히 하지 않으면 이런 디테일은 살릴 수가 없거든요. 이시카와 씨가 얼마나 원본을 깊이 들여다봤는지가 이 버튼 하나에서도 느껴져요.
솔직히 이 콜라보, 처음 이름만 들었을 때 "셋이요?" 싶었어요. 트리플 콜라보는 어설프게 하면 그냥 로고 잔치가 되기 쉽거든요. 근데 막상 보니까 완전히 달라요. Lee가 기록을 제공하고, MARKAWARE가 해석하고, ADAM ET ROPÉ가 무대를 만들어준 느낌이에요. 각자의 역할이 딱 맞아 떨어지는 콜라보예요.
셀비지 데님 한 벌을 오래 입고 싶으신 분, 투자할 데님을 찾고 계신 분이라면 — 한번 직접 보셨으면 해요. 1940년대 디테일이 지금 옷에 살아있는 게 어떤 건지, 그 느낌을 꼭 경험해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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