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RALEE 2026SS — 봄바람처럼, 힘 빼고 입는 옷들
2026년 04월 17일일본 패션에 관심 있으신 분들, 혹시 AURALEE(오라리)라는 이름 들어보셨나요?
도쿄 아오야마에 플래그십을 둔 이 브랜드,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는 저도 솔직히 "어떤 브랜드지?" 했거든요. 근데 한번 손에 닿아보면 바로 알아요. 아, 이게 왜 이렇게 사람들이 찾는지.
2015년에 디자이너 이와이 료타(岩井良太)가 런칭한 브랜드예요. 고베 출신으로, 여러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고 독립한 분이거든요. 그리고 2025년엔 일본 패션계 최고 권위로 꼽히는 마이니치 패션상 대상(그랑프리)을 받았어요. 그냥 신예 브랜드가 아니라, 이미 업계에서 확실히 인정받은 이름이에요.
"소재가 곧 디자인이에요"
AURALEE의 철학은 딱 이 한 문장으로 요약이 돼요.
전 세계에서 최고 품질의 원단을 엄선하고, 일본의 뛰어난 봉제 기술로 완성하는 것. 화려한 그래픽이나 로고를 앞세우지 않아요. 대신 소재 자체의 낙감이나 광택, 촉감으로 말하는 스타일이에요. "이 옷은 왜 이렇게 달라 보이지?" 하는 그 느낌, 바로 소재에서 나오거든요.
이번 시즌 테마, '봄바람'이에요
2026 SS 컬렉션은 지난해 6월 파리에서 발표됐어요. 장소도 특별했어요 — 파리 3구에 있는 국립 기록물 보관소(Archives Nationales). 분위기 있죠?
이번 시즌의 영감은 바로 '하루이치방(春一番)', 일본에서 겨울이 끝나고 처음 부는 봄바람이에요. 이 시기가 참 묘하거든요 — 날씨가 왔다 갔다 해서 아침에 뭘 입어야 할지 모르잖아요? 이것저것 걸쳐 입다 보면 엉뚱한 조합이 되는데, 이와이 씨는 바로 그 우연하고 어설픈 스타일링에서 아름다움을 찾았대요.
컬렉션은 블랙 레더 → 그레이 → 에크루로 이어지는 컬러 여정으로 시작해서, 후반부엔 머스타드와 버터 옐로우가 더해지며 봄으로 완전히 물드는 구성이에요. "봄이 '조금 힘 빼도 괜찮아' 하고 속삭이는 것처럼"이라는 게 이와이 씨의 표현인데, 이 말이 컬렉션 전체를 설명하는 것 같아서 좋았어요.
꼭 보셔야 할 아이템들
GARMENT-DYED FINX CORDUROY 5P WIDE PANTS
이번 시즌 제가 가장 눈에 담은 아이템이에요. 100% 코튼 핀스 코듀로이 소재인데, 여기에 가먼트 다이(옷을 완성한 후 염색) 처리를 해서 컬러가 정말 절묘하게 빠져있거든요. 더스티 그린이라는 컬러가 너무 진하지도, 너무 연하지도 않아서 무엇과도 잘 어울려요. 와이드 핏에 5포켓 디자인이라 캐주얼하게 활용하기도 좋고, 탑을 잘 매치하면 드레시하게 연출도 가능해요. 가격은 해외 셀렉샵 기준 약 $640(한화 약 90만원대). 솔직히 처음엔 망설여지죠? 근데 이게 진짜 일본제에 이 소재감이라면 납득이 가는 가격이에요.
SUMMER TWIST CASHMERE PORA JACKET
이게 신기한 게, 캐시미어인데 겉에서 보면 울처럼 보여요. 강연(강하게 꼰 실)으로 짜서 탄탄한 질감이 살아있거든요. 테일러드 재킷 실루엣에 캐시미어의 가벼움까지 — 봄 재킷으로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손염색 실크 알로하 셔츠
도시적인 리조트 감각이 뭔지 이 셔츠가 딱 보여줘요. 손으로 염색하니까 같은 패턴도 하나하나 미묘하게 달라요. 그 불균일함이 오히려 매력이거든요.
STRUCTURED WOOL GABARDINE HAND SEWN COAT
슈퍼 120s 울 가바딘에 핸드 스티치로 마감한 코트예요. 이름에 'HAND SEWN'이 들어갈 정도면 마감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가시죠? 어깨와 소매에 여유가 있어서 겨울 니트 위에도 걸칠 수 있어요. 봄 코트로 사두면 오래 두고 입을 것 같아요.
협업도 놓치지 마세요
이번 시즌엔 협업 아이템도 알차게 나왔어요. New Balance U204L 콜라보 스니커즈는 파리 패션 위크에서 공개된 건데, 실내 풋살화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이에요. 가방은 Aeta와 협업한 코듀라 나일론 + 레더 백 (¥60,500~¥77,000), 버킷햇은 KIJIMA TAKAYUKI와 함께 만들었어요. 선글라스는 아이웨어 브랜드 IVAN과의 협업이고요. 토탈 코디 개념으로 접근하고 싶은 분들은 이 협업 라인도 꼭 체크해보셨으면 해요.
AURALEE는 시즌이 지나도 계속 입고 싶은 옷을 만들어요. 트렌디하되 휩쓸리지 않고, 조용하지만 분명한 존재감. 이번 봄, 소재의 언어로 대화하는 옷들을 한번 경험해보셨으면 해요.
국내에서는 1차 발매가 이미 2025년 12월, 2차가 2026년 1월에 진행됐고, 현재 국내 일부 셀렉샵과 온라인 편집샵에서 재고 확인 가능해요.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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